그냥 저녁에 씻고 누워서 멋있는 야경 보고 사진 찍고 맥주마시고 몽롱한 상태로 사실은 지구가 둥글지 않고 납작한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하다가 잠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커피랑 빵 먹으면서 그냥 이렇게 맨날 날로먹는 날들의 연속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맨날 이런 날이 반복되면 이것도 질리겠지 하는 생각을 괜히 하는거야. 머리에 힘 꽉 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거야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걸 알면서도. 왜 대부분의 인생은 횟감이 아니라 매운탕인거지 눈앞이 아찔해. 예전에 쓰던 자기소개가 생각나네 ‘날 것’. raw things였는데 지금은 steamed things를 써야할 판이네. 갑자기 마시고있는 커피가 쓴 맛이 강해진 것 같음. 아저씨들 그래서 아메리카노 안마시고 카라멜 마끼야또 마시는건가.
꺾인 잎새를 바로잡는 건 지지대가 아닌 새 가지, 새 뿌리다. 언제 나올 지 모르는 이파리들을 위하여 지지대를 포기하는 일이야 말로 강한 원동력이 된다. 잠시 착각하고 상처에 약을 덧바르는 무모한 짓이야 말로 자신을 옭아매는 상처로 남을 뿐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누가 그랬냐는 듯 다시 한번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까지의 아픈 상처들은 상처로 그 역할을 한다. 당장 아프다고해서 새로운 가지와 뿌리를 내내 내리지 않을 수는 없다. 아픔을 딛고 일어서 가장 높은 가지를 온 몸으로 밀어낸 사람만이 상처의 소중함을 알고 열매를 맺는다.
도저히 남 탓을 하며 관계를 끊는 방식은 내 스스로 용납이 안된다.
기분이 나쁜 일이 있을 때 마다 무언가를 아카이빙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진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매우 단순하다. 사는게 다 그렇듯이 이런 저런 일이 주변에서 터지고, 뭔가가 일어나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란 것을 안다. (설사 그것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떤 매개채를 통해 나에게 도달하게 되는 일이 무수히 많으니까.) 그럴 때 마다 이 무수히 많은 답답한 것들을 해소하고 배출할 수 있는 통구가 필요한데, 나는 아직까지도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방법을 모른다. 메모장이나 나만 알고있는 블로그 계정을 열어 기록하고, 지우고를 수십번 반복하는 나를 보니 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느꼈던 감정을 긴 글로 풀어 쓰는 것이 그때그때의 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