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박약도 병인 걸까. 일만 잔뜩 벌려놓고는 끝맺는 일이 좀처럼 없다. 몇 달 전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당시의 다짐도, 2주에 한편 글을 꼭 쓰겠다는 다짐도, 월에 1회는 꼭 일기를 쓰자던 다짐도 어쩌면 어떤 계기가 있어서 먹었던 마음이렸건만, 결국은 또 하나하나 포기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월간 일기마저 손을 놓아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어렸을 적 그토록 쓰기 싫어하던 방학 일기는 고새 잊고 기어코 내 손으로 어른일기를 시작하고, 또 이렇게 놔버린 것은 어쩌면 어렸을 적부터 가지고 있던 나의 병이 이제는 만성이 되어 골병이 들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관계가 그토록 중요하다더니 그 안정감을 팽하고 스스로 불안정한 관계를 택한 것도 어쩌면 이 몸뚱이에 남겨진 골병을 탓해야 하는 것일지도. 좀처..
출근하기 싫다
남들이 볼때 내 색이 너무 궁금해서
결국 다 지우고 한 줄만 남기는 마당에.
뭐든지 포기는 쉬울 줄 알았는데 어려운 포기도 있다는 점. 포기는 배신 안하니까
결국 우리는 모두 과거의 관계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는 바보 같은 사람들일 뿐일까? 다리에 온 힘을 담아서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어느새 또 추억들을 곱씹고 있는 우리들을 발견할 때마다 이런 바보 같은 우리를 인정하는 것이 왜 이리 힘이 부치는지 모르겠다. 결국은 죽을 때까지 곱씹으면서 살 수밖에 없게 하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불가역적인 힘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 아, 이런 글을 쓰면서조차도 며칠 전, 몇 주 전, 몇 달 전을 떠올리는 내가 어쩜 이렇게 바보 같을까. 그래도 나는 또 나아갈 거야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한 번도 이런 적 없던 것처럼. 내 마음은 꼭 잘못 만들어진 싸구려 포스트잇 같네. 한두 번은 끈덕지게 붙으면서 정녕 떨어지고 마는. 난 바보야. 감기엔 약도 없다더니, ..